09년 夏

단 한번 향기롭게 네 입술을 튀어 나오는 음률이러니...

눈내리는 새벽 2009. 6. 22. 06:51

  

 

 

 침묵의 언어 /  신문순

 

 

 침묵하는 시간이 더 길어도..

 내적 언어는 잠들려하지 아니한다

 소리 없는 언어는 안으로 쉼없이 날아 다닌다

 지나간 그림을 비추어 보면서

 그 위에다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

 가기도 오기도 하는 초고속 언어들은

 잠수를 모른다. 꿰 맞추느라

 

 늘 깨어 고속정을 타고 내리며

 일정한 방향을 정하지 아니한채 비행하므로

 위 아래로 보다 더 많이 여행한다

 이 세계에서 우리는 만나는 것..

 

 자신이 가 본 여행의 산맥들

 어찌 뻗어나가는지 보라

 무한한 여행처 신기한 세계

 침묵의 무진장을 이미 그려놓으니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 함께 놓인 것 

 

 무한 속에서의 만남을

 이 멋진 세계 안에서의 만남을

 어찌 귀하다 아니하랴

 또 단순히 이 별로만 그쳐 질 것이랴

 서로는 투명히 반사하지 아니하랴

 서로는 별개가 아니라는 걸 안다면

 어찌 소중한 언어로 구사치 아니하랴

 

 침묵 속에 나의 그림에서 나오는 언어들을

 어찌 소중히 다루지 아니 하랴 ....

 단 한번 입술을 튀어 나오는 음률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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