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秋 first

부치지못한 가슴속 편지

눈내리는 새벽 2005. 11. 11. 08:12



아주 오랜 옛날에

나 당신을 좋아했던 날 기억하며 이 편지를 씁니다..

나는 서대문에서 버스를 탔고 그대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던것

그대 나에게 거절하는 내 손가방을 굿이 자신의 무릎에 올려놓고 가다가

을지로 입구를 벗어난때 정류장에서 휙 내리는 바람에 황급히 따라

내렸지요..예상도 못한 나.. 정류장 바로옆 킬리만자로 지하 다방으로

그대는 무조건 내려갔고 나 또한 따라 내려갔던 기억 또렷하군요

그런데 그대의  장난이 싫지가 않았지요 서로 좋아하는

음악이야기를 하면서  커피를 마셨 더랬지요

사실 그대는 미남이고 장난 칠 사람도 아니었기에

그냥 바로 친구처럼 이야기 오랫동안 나누었지요..


그후 우리는 누가 약속하지도 않아도 가끔 아주 우연히 그 넓은 서울에서

여러번 부딫히게 되었고 언제나  좋아하는 음악 듣느라 다른 이야기가

필요치 않았어요 세종로에 있는 혜원 다방에서 우리는 네다섯번 음악을

함게 듣기도 하였는데 그대는 손 한번 잡은적이 없었지요...

우연히 다시 만난 어느날 나는 당신에게 가까운사이처럼 팔짱을 꼈고

그대는 점잖게 집 가까이 까지 데려다 주었고 손도 내밀지 않았지요

나를 언제나 은은히 다가가게 한 당신은 정말 신사였기에

나 지금도 가끔 사모하며 그리워 한답니다


파고다 공원 앞에서 그 저녁에 정말 우연히 만났던 기억 그 기분

세월 아무리 가도 어찌 당신의 아름다운 미소를 잊을수 있겠어요

둘이서 듣던 노래..목화밭, 스카브로의 추억은..우리들의 노래였지요..

그리고 그대 나에게 두살아래라고 고백하던날 우린또 얼마나 가슴 설레었던지요

아아 지금 생각하면 우리는 언젠가 만나기로 된 인연 이었던 것 인데

내가 한번도 당신 전화번호를 묻지 않았으니..나도 우연만 믿는 바보.

전화번호도 적지않았던 나 ..그후 결혼을 생각 해야하는 때에

나  당신 얼마나 만나고 싶었는지요?...


아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너무나 그리웁고 보고 싶어집니다

사랑보다는 우정어린 날이었지만요...결혼후에 당신은 갈현동 동사무소에

방위로 근무 예비군 담당 업무를 보느라 근무중이었고 나는 당신을 또다시

만나게 되었지요..그때 당신은 내 등뒤에서 오고 있었는데 나는 무언가 나를 화끈

달아오르며 부끄럼으로 꽉차게하는 기운에 깜짝놀라 뒤를 보니까 당신이었다는데에

얼마나 놀랐던지요....나는 당신이 나를 보고자 우리집앞을 다가 왔지만

그때 나는 부끄럽고 당신의 친구가 될수 없는 둘째아이를 막 낳아 기를 때 였지요

아아 당신은 그때 결혼한 나에게 집까지 찾아오는 용기를 보여주었지요

나는 동사무소로 오는 여자친구가 많더라며..빨리 결혼하라며 웃으면서 돌려 보냈지요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며 당신의 사랑에 따스함을 느낍니다..

그후 31 년이 되었네요 ...꿈에라도 당신을 보고 싶은게 사실입니다

내가 순수히 좋아한 당신이니까요...

나 당신에게 이제라도 사랑하였다고 말하고 싶어 이 편지를 띄웁니다

내사랑 그대여...부디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요...

영원한 어느날 우리 다시 만나 보겠지요

다시 한번 만나고 싶은 그대에게

부치지 못한 가슴속 편지를 이한밤

허물 모르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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