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연히 떠오른 신비한 존재...
바람의 옷자락처럼
시작도 끝도 잴수 없어라
너의 고유함도 네가 아닌
온전하게 님任인 나툼이라
따로 너 없음에 죽음 또한 없어라
네가 일점 일획을 긋더라도
누구 아닌
오직 님(任)의 붓끝이어라
얻거나 잃거나 있거나 없거나
존재의 실상은 한 이름도 없거늘
꽃이 피고 지는 것 꽃의 작용 아니듯
별 뜨고 해지듯 위 없음 이러라
불고 싶은대로 부는 바람도
그 자리 빈 자리인데
네 안을 어떤 허공이라 하랴
본디 그 자취 없고 體 없는 體 일러라
햇살과 허공이 나뉘지 아니하니
본래 진공 묘유(眞空 妙有)
무소 부재 무변광대로니
봄 바람처럼 스며 온
님의 사랑 눈부시어라
淸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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