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秋

일곱살 어린 날 아침 길...

눈내리는 새벽 2007. 9. 5. 21:34

  

 

어린 날에 늘 학교에 같이 가던 친구 하나있었지

언제나 나보다 멀리 살면서 우리집으로 왔었지

이른아침 정겹게 먼 학교를 함께가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하루도 빼지 않고 등교를 같이 하였으니

매우 친하였던 것같아..물론 일곱살의 먼기억이지만

어깨 동무하던 기억도 아슴히 떠오른다

 

5학년인 울오빠의 우정 깊은 단짝 친구가.. 그애 형이였기에...

코 흘리며 입학하던 79개월된 날의 내 아침 동무가 된 거지..

기억하기로는 나는 입학하던 날..그애를 기다리고 있었지

흰 손수건 가슴에 차고 검은 새옷 입고 그앤 함빡 웃으며 왔지

그 애는 나보다도 30분은 더 먼거리에서 왔지

이웃 친구들이 다 그 동네 한벌 초등 학교를 다녔지만

먼 거리의 명문 초등 학교를 다니느라

아침마다 형제가 당도하기를 기다렸다가 학교를 가던 것이니

늘 깨끗하게 옷 입고 기다리던 아침 등교 길이었지

 

가끔은 하교도 같이 했던 것 같아..

새 학년이 되고 얼마지 않은  어느 날...

그애 교실은 청소가 끝나지 않아서 혼자 심심하게 기다리던 날

그앤 성급히 나와서 말했지 반장으로 뽑혔으니 먼저 가라고...

그애는 마치 다시 너랑 못가게 될거라 말하는 것 같이 들렸어

어린던 나 영영 멀어지게 될 것을 예감하였지

 

그후로 우리는 한번도 말 나누지 않았지..

그애는 다시 날 부르러 오지도 않았지

더는 기다리지도 생각하지도 않았지...

반 아이들 의식하는거 같은 느낌 이해하였지

싹 틀 우정의 2학년 봄은 조금 이른느낌이지만.. 

그애 위하고 멀리한거... 우습지만 사실이야  

어리던 날 먼저 가라던 그날 그 순간이

가끔은 무안으로 남은 적 있었지...

 

세월 흔적없이 흘러서 우린 40년만에 만났어...

그앤 어린날 음성으로 나를 불렀지

반가워 하며 그애가 던진 첫 마디 ...

'너 문학하니'..물었고..나는 '아아니' 라 하였지

'난 네가 문학할 줄 알았다 ' ............

그만 나 아무 말도 못햇지... 그애 갈색 눈빛이 깊어서...

뜻 밖에 불쑥 던진 말, 내게 준 파문이라니

그간에 세월 어떻게 건너와서 내게 말 건네는 거니....

그리도 나 어린날 다 파악하던 너였다니...

 

어린 나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오 상큼하고 늘 눈부시게 걸어간 아침... 한시간의 등교 길...

무언가 생각하던 느낌들 열어보이던 내 언어들...

희미하게 떠 올려 보아도 하나도 생각나는 게 없었어....

그애는 무엇인가를 기억의 수첩장에서 즉시 꺼낸 것이니...

넌 아침을 함께 걷다가 가 버리던 친구이고

나 겨우 84개월된 그 꼬마이었건마는...

 

어린 날 그애에게 무슨말을 했을가

자못 궁금하기만 하였지.....

 

어린 날처럼 다시 영영 헤어지고 말았지

가슴이 쿵 밀려가듯 눈안에 다시 그애가 들어올까봐...

다신 소꼽친구 모임엔 가지도 않았으니

오 친구야 나는 네게 어떤 친구였니...

단 한번 해후인 그 날 밤의 시간이 모두인 줄은 몰랐지....

신비스레 떠나는 날 아침 기억 나게 될 순수가 오 너였다니..

네 마음 결로 웃던 페이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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