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광인 -page 2-
"너와 나는 닮았단다 . 오, 기쁘고 즐거운 밤아!
내 그림자에 깃든 남자는 이제 새 술에 취하였고
나를 따르는 여자도 기꺼이 죄를 범하고 있단다"
" 아니, 너와 나는 닮지 않았어. 광인아!
영혼은 일곱 겹 베일에 감싸여 있고
손아귀에 네 마음을 움켜쥐지 못하니까"
"너와 나는 닮았단다
"오, 참을성 있고 열정적인 밤아!
내 가슴 속엔
시들어 버린 입맞춤으로 지은
수의에 싸인 연인들의 주검이
수없이 묻혀 있단다"
"광인아! 그래 네가 나와 닮았다고?
나를 닮았다고?
말 타듯 폭퓽우를 타고
칼 잡듯이 번개를 거머쥘 수 있다고?"
"오, 밤아! 강대하고 고결한 너처럼
나의 옥좌는 몰락한 신들의 더미 위에 세워졌단다.
그리고 세월은
내 옷깃에만 입 맞추고 지나갈뿐
내 얼굴은 결코 쳐다 보지 않는단다"
"나의 가장 어두운 마음의 자식
네가 나를 닮았다고?
나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생각을 하고
나처럼 웅대한 말을 한다고?"
" 오, 밤아! 그렇단다. 우린 쌍둥이란다
너는 우주를 드러내고
나는 내 영혼을 드러내니까."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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