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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광인 / Daniel Barenboim Complete Beethoven Piano Sonatas Part 1, Sonatas Nos. 1-11

눈내리는 새벽 2016. 11. 6. 20:39

 




 밤과 광인     -page 2-


 


"너와 나는 닮았단다 . 오, 기쁘고 즐거운 밤아!

 내 그림자에 깃든 남자는 이제 새 술에 취하였고

 나를 따르는 여자도 기꺼이 죄를 범하고 있단다"


" 아니, 너와 나는 닮지 않았어. 광인아!

 영혼은 일곱 겹 베일에 감싸여 있고

 손아귀에 네 마음을 움켜쥐지 못하니까"


"너와 나는 닮았단다

"오, 참을성 있고 열정적인 밤아!

 내 가슴 속엔

 시들어 버린 입맞춤으로 지은

 수의에 싸인 연인들의 주검이

 수없이 묻혀 있단다"


"광인아! 그래 네가 나와 닮았다고?

 나를 닮았다고?

 말 타듯 폭퓽우를 타고

 칼 잡듯이 번개를 거머쥘 수 있다고?"


"오, 밤아! 강대하고 고결한 너처럼

 나의 옥좌는 몰락한 신들의 더미 위에 세워졌단다.

 그리고 세월은

 내 옷깃에만 입 맞추고 지나갈뿐

 내 얼굴은 결코 쳐다 보지 않는단다"


"나의 가장 어두운 마음의 자식

 네가 나를 닮았다고?

 나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생각을 하고

 나처럼 웅대한 말을 한다고?"



" 오, 밤아! 그렇단다. 우린 쌍둥이란다

 너는 우주를 드러내고

 나는 내 영혼을 드러내니까."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