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외면하던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자신인 것을
나를 화나게 하는게 나인 줄은 모른채
무언가 싫어서 방황하는 것이
그의 거슬린 행동 때문인 줄로만 알았다
아아 그 것이 아니었음을 ...
나에게서 도망쳐 가는 줄 모른 것이다
누구의 무엇을 탓하여 꺼내 놓으랴
모두 내게 쏜 화살을 무심히 방치함인 것을
어이 그리도 아둔하였단 말인가
내가 나를 버림 받게 한 것
하여, 늘 허공에 걸린듯 하였구나
오, 나를 어떻게 자학하는지도 모른 것
숱한 슬픔을 준 이가 바로 나라니
늘 가짜 내 모습 전혀 보려고도 아니하며
의례히 제 자리 잡은 자학 아닌가
감각 오관에게 쉽게 먹이를 던져주고
스스로시름의 골짜기로 밀어 넣었구나
아뿔사 하지만 외딴 곳에서 발견 할
그 무엇이 숨어 있었기에,
굳건히 나에게 길을 물어 가도록 한 것이니
눈물 속에 피는 한송이 꽃이여
인생 길은 그토록 진한 외로움과
무너지는 가슴이 있어야만 하였을까
나의 가짜가 숨막혀 갈 수록
의지를 더 굳건히 길 떠나야 하였나니
광대 놀음을 끝내고 저녁 해 지고 있나뇨 청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