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 春

잃어버린 밤 / Praha - Sad Remembranc

눈내리는 새벽 2008. 3. 6. 22:22

https://youtu.be/G9J3qz83cCs?feature=shared


잃어버린 밤  / 신문순

밤의 빛깔은  하얀색이었다
밤의 빛깔은 붉은색이었다
밤의 빛깔은 푸른색이었다
밤의 빛깔은 노랑  색이었다
곧, 온갖 색 알록달록이었다
색을 가진채로 휴식할수 없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간이 타고
잠이 들었다
내 온갖 색깔이 다 춤을 추었으니까
진정한 의미의 휴식 없는 생을 말하다  
  
(머무르되 머무른 바 없는 가벼움으로의
전이를 말하다)
                
하루 먹고 등 따시고
배부르면 족 하런만
어디서 그 많은
갈증의 핵(알맹이)도 모른 채로
행복도 불행도 없는
근원에로 가닿으려 아니하는가
욕망을 채워보려 일생 허덕이다
노년에 이르러 굳어진 앎을
어이 훌훌 벗을까 보냐
정녕 위 없는 무위자연
무능도원을 꿈 꾸랴!

명경 없는 안각으로 산다면
모두 고해요 영원한 밤이겠지만
어찌 명경이 그리 멀기만 하리이까
도달하지 아니하면 무엇을 살았다 하리
그대로 明澄함 모르고야
어찌 깊은 무명으로 잠에 들소냐
아아 모두는 잠에 취하는 거라네

낮이나 밤이나, 잣대로 거는
시시 비비가 멈추지 아니하였기
밤도, 밤이 아니고
낮도 낮이 아닌 거와 같다
낮의 혼돈은 여전히 밤에도 혼돈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관념의 세계로 떠밀려 가는

고정된 틀로 활동하는 낮과 밤
먹구름 불 속에서 남녀노소 모두들
잘도 견뎌내는 듯 보인다  
전투하는 壯士처럼
망상에 절어,  썩어 가도
각각인 色色이 주관하면
거짓 감성이 토를 하나 더 달며,
그의 시중을 든다                    
(그 각각의 색을 다 용해하면
흰색이 된다)
색의 용해 점이 칠흑처럼 보이는      
밤이라야, 비로소 휴식하는 것을!

휴식은 없다
평생을 관념놀이에 빠진 채로 숨진다
그 천사 같은 새 생명의 아가가
너와 내가 물들여 준 관념에 빠지게 하면서
자학으로 똑같이 늙어가게 한다

번뇌 망상 알고 보면 가짜니까
티끌만 한 거지만 쉽게 점령한다
화, 울분을 일으켜 주곤 처음부터 본래로 지닌
平安도 빼앗아서 영문도 모른 채 생을 마감케 한다  
                                                        
욕심이나 가난이나 실패나 돈이나 불명예나
모욕이나 수치 자체가  절망의 실체가 아니고
각각 그것을 놓고 어떻게 보아 왔는가? 가
움직이는 생각이 작용하는 대로, 타인과 자신까지
단두대 위에 놓고서, 이리저리 자른다

하나의 관점을 갖고서 보는
관찰자가 관찰대상을 놓치고
생로병사가 등장한다
원망을 지닌 채 자신에게
덤비거나? 방관하거나? 自害로
疾病과 死를 선택한다
평생 분노의 핵을 놓친 채 마음병을
얼굴에 써 갖고 다니다가
헛웃음 놓고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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