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秋

혼자 가는 길 / 김재진

눈내리는 새벽 2007. 10. 5. 22:22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보내고 이 말은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 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 보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 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놓고 떠나라

김재진 / 혼자가 아닌 이는 아무도 없다



https://youtu.be/E8 uzn-0 ALqQ? si=xogiH_ChcUz3 YoJu

김수철 곡 소리길 (소금, 대금. 서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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