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뜰에 고운 바람 / 신문순
초저녁 뒷뜰에 나서면
부드런 바람하고
나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리운 밤이면
가까이 다가와
내게 달라는 거예요,
그깐 외로움요
귓 볼 스쳐가는
둘 없는 내 벗은
길 없는 내 고뇌도
늘 함께하면서
아무 것도 아니니
달라는 거예요, 그깐 고뇌요
바람은 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지만
얼마나 오랜동안 한 솥밥 먹었는지
시린 마음 따스하게
뎁혀주곤 가던지요
내겐 바람만큼 좋은 친군 없어요
하늘의 귀한 말 다 내려놓고
골라서 가지라곤 소리없이
가 버리잖아요
아! 바람아 넌 둘이 아니고
나와 하나이었다
어린 날부터 지금까지
너 자유라는 이름으로
0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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