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 春

함을 받고서...

눈내리는 새벽 2009. 5. 17. 15:18

   

두 오라버님이 함께 보시고..

          
정월에 오월의 신부로 날을 받아 
손꼽아 기다려 사위를 보는 날
길이 막혀서 사위가 늦게 도착한다기에
얼마나 진땀이 날까하여 안심하게 하라 이르고
마침내 도착한 사위가 설레인듯 들어선다

액운을 막는 옛 풍습인 봉채떡 준비하여 맞절하고
함을 받아 떡시루 위에다 올린 후
예를 갖추어서 사위를 맞는다
                      
조심스레 함을 열고 매듭없는
함 보자기를 스르르 풀으니
혼인 맺음을 기뻐하는 
사장 어르신의 글이 나오고
예물 함을 열어 하나하나 본다  

맨 나중에 사위의 사주가 나온다
축시 生이면 편히 쉬는 시간
잠이 든 시를 타고난 것
여우로울 삶이다

사위는 기분 좋아 빙긋 미소 머금고
경사스러운 기운이_ 장엄하다
긴긴 날들 찬라에 밀려오고
부모로서 색다른 감동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오오 믿음직 스럽고
늠름한 내 사위여
내 어여쁜 딸을 자네에게 맡기네

이제 서로 예물을 주고 받으며
혼인을 약정하고 기뻐하는 이 자리
오랜 기다림 끝에 향기로운 이자리
부모를 떠나 한 가정 꾸리기를
선포 하는 날 ~~

자네 마음 속 깊은 곳에
진실한 꽃 한송이를
하느님 앞에서 
신부에게 바치게 된 거라네

오! 참으로 성스러운 날 일세
자네의 반쪽을 찾아 내었으니
이젠 두렵지 아니하고
든든한 날개를 달았네             

고난도 희락도 두 사람이
함께 나누는 때문이네 
고난은 언제나 겸손을 배우고
희락은 생의 꽃처럼 피어나리니
어떤 희생도 영혼의 묘약을 얻는 희락이 되리라
 
부부의 길은
한 마음 이루는 시험대 일세
관점이 다르다는 걸 마주하며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새로운 의식을 깨우는 걸세

부부는 자신과 동일시하려는 
생각의 작용에 떠 밀려가며
조급해 하거나 저항하며
게으름 펴_ 불안을 느끼고

때로 가치 기준과 선악에 대한
고정된 관념으로
씁쓸함을 불러오기도 한다네

부부 연을 맺어서 희락하지만 깊어가기 위해선 사랑의 연금술도 준비하여야 하네

긍정의 안목으로 보면
크게 흔들리는 건, 거의 대수롭지 아니한 지난 기억 속에 어둔 그림자가 현재와 연결짓어 보려는 음모 라네

 그 한 생각_ 과감히 버리고
과거 기억과 다시 연을 맺진 말게
단박 끊어, 자신의 유치함이 무언지 
보고나서,

자신을 다독이고
그냥 웃어주게나

기껏해야 인정중독에서 빗나간 열등감 이거나  
성공을 이루지 못한
자괴감에 따른 초조감이거나,

스스로 자책한 실망감, 
더 높이 오르려던 욕구의 충돌 등
대충 그런것들이니까
막연한 두려움이 커진 현대인들은  명상수행도 마다치 아니하니

현재 지금 여기라는
새로운 의식을 향한
용사가 되어 보게

별 의식 없이 지나온
자신의 마음
그 면모를 _인식하고 버리는
청소를 시작하게 되어
마침내 변함없는 자리인
굳센 바위가
내 안에서 웃고 있을 것이라네
             
매사 나를 결정 지으려는,
한바탕 소음을 주고자 한
그 의도를 꺽은 것이란
 
거짓 자아의 생각놀음이
내 발을 걸고 사빠를 잡아당긴 '허상임'을
알아 차림 아니겠는가

우리가 무의미한
생각의 놀음에서 흔들릴때마다
얼굴이 차츰 어두워 갔던
지난 나의 고백을 기억하게

서로는 맑은 눈빛을 그려 보게
깨어난 의식의 힘찬 뱃고동 소리 들리리니

기성 세대의 지난 날은/ 생각의 놀음서/ 울고 웃고 고독하다고/ 무거운 짐을 벗지 못한 채
           
신나는 여행은 두려워 하며 /착하도록 길들인 강박에 젖어 /올바른 의견 굽히고 살아온 걸세/ 

나를 지키는 파숫꾼이 있으니
그 허망한 생각으로 자아의 배를
노젓지는 말게나

튼튼한 두 팔을 휘둘러
세상의 무지를 호령하여
잠잠케하고  
거인의 힘찬 발걸음으로
뚜벅 걸어 가게

든드한 가장이 되어서
슬기로운 마음 다하려는 안 해(태양 )에게 멋진 보호자로서
사랑에 힘을 모으게나
  
가정을 무덤이라 한 것은
자기 고집을 버리지못한
옹졸한 가슴이
대 기운으로 돌려 놓치 못한
실패자의 목소리라 여기세, 

얼마나 자주 귀기울여
대화 해야 할지를
모르던 걸세 

그들 자신조차도 알지도 못한채 어쩌면 서툰 무면허로 항해 한, 항해사라는 걸 잊지 말게나

부부사랑은 시류를 따르지 아니하여야 하네
자네가 머무를 時를
지금 여기 있다는
현존 의식으로 깨어 있게나

진심을 다하여 찾게 될 숨겨진 행복 누가 맞이 할까 하면서도 . .
천국은 여기서 맛 보는
최고의 낙원인 걸 잊었다네
         
자비로운 맘의 길을 열지 못하면 다른이가 아닌 
제 허망한 구덩이를 키울지도 모른다네
실망의 거친 자리로 안주하려 말게 늘 자리잡던 이기심 이었을테니

진정 언제 행복한가
서로 전혀 다른 두사람이
하나를 이루어 가는 것이
순수라는 것을 잊지를 말게나

내면 깊이 기뻐하는 일은  솔직한 마음을 나누는 때가 아닐가
 둘이 서로 좋은 생각을 많이하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게나

 독수리 처럼 내 마음대로 날아가기를 멈추고
가끔은 자신을 들여다 보게

까마득 할지 모르나,
장자의 붕새처럼 날기를 꿈 꾸게,
태어 날 아이들 길 열어주는 거네

큰 당부 아니하네 두사람이 집으로 돌아와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면서 저녁이 찾아온 것에 감사하고
동화 속 아이처럼 가끔은 상상하게나 ...
       
태초부터 내리던
밤 하늘의 신성한 별들이 비추는... 지붕 위의 축복을 느껴보게나

태초에 처음 뜬 태양을 보던
그런 순박한 세상의 새 아침을 맞이할 수 있기를......
                                     
감추어 계신 하늘 아버지여
오소서 이 두사람 안에 
사랑의 빛을 비추소서....

오직 당신으로 차오는 
감사에 이르게 하소서
        
두사람을 봉헌 하오니
온전히 마음을 당신께 두게 하소서
덧 입은 것을 벗는
자유로의 초대에
지혜와 사랑으로 응하게 하소서 
 
(장모 혼자 _텔레파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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