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春

현상 너머 / Pissarro for Vivaldi-Nasce rosa lusinghiera from "Bajazet" w. Pissarro's Paintings

눈내리는 새벽 2018. 8. 11. 05:23

 

 

 

 

현상 너머 / 도하

 

그대여 우리는 먼 나라에서 온 겁니다

그러니 서로 아무것도 모른답니다

원시인처럼  단 하나도

나도 그대의 반영일뿐

실재의 대상을 우린 모릅니다

 

모르는 걸 다 안다고 착각하는 세계입니다

각각은 있어야 할 제 장소에 있고 

현상은 정확히 시간 맞춰 오는뿐

현상에만 촛점이 맞추어져

눈 멀고 귀 먼 거 모릅니다

 

하여, 서로를 쳐다보아도

이해 못한채로 이 세계를 벗어나며

그 어떤 만남도 기쁨이 곧 고통이 되는

선악 미추, 相을 수레바퀴로 돌립니다

모두가 현상이지 실재가 아니며 

사물의 현상을 상대적 관념으로

비추어서 보는 때문입니다 

 

어떤 무엇과도 연관 지을 수 없는 것 

그런의미로 감각 조차도 내 것 아닙니다

다만, 비오고 바람 불고 사라질 뿐입니다

달콤함도 씁쓸함도 그 어떤 맛도 

감각의 단 한가지도 실재와 거리가 먼 것을 알지 못합니다

 

나그네는 비를 맞을뿐, 폭풍 속으로 걸어갈 뿐,

그 속에서 젖지도 술렁이지도 아니하는 무결정체처럼

잠시, 바람 비껴가는 소리일 뿐

다만 지나가는 현상인 뿐인데 

오! 우리 모두는 어디로부터 와서

근원도 모른채, 돌아 가야만 하다뇨?

 

 

 


 

 '17. 0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