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詩)이 필때/ 청련
그대 눈 앞에 피어난 연꽃
누구라도 연꽃 앞에 설수 있다
어린아이는 친구처럼
손을 내밀 수 있고
귀여운 소년은 환히 웃고
처녀들은 재깔거리며
다가올 수 있고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깊은 진흙서 피어낸 꽃을
귀하게 맞이하여 주듯
오관의 감각으로 맛 보는
시의 특성으로
우주적인 벗들이 되는 것
아름다운 사람들이 어울어져
하나의 풍경이 되듯
시를 피워 내는 건
한 송이 꽃을 피우는 것이므로
세대로 나뉘지 아니한다
시와 함께하는 이가
시의 꽃에 반하는 건
자신이 심상에 맞춘
운율에 공감하는 것이지
꽃은 호감을 유발하는
향기를 내지 아니한다
시는 심안 깊은 곳을 울리는 합일
곧 하나인 음율이다
누구를 사랑하지 아니하고
시를 쓸 수는 없겠지만
한 사람이 대상이 되더라도
지각하는 내면은 하나의 우물이다
비슷한 처지의 슬픔과 고독
애환을 느끼는 것
특정인을 위한 시가 아니라
어느 한 때에 맞는
마음 속의 풍경을 그려낸다
시는 밤에 피는 꽃이 아니다
간 밤의 천둥 번개를 맞고도
새벽 이슬처럼 영롱히 비추어낼
하늘서 내리는 향기인 것
비공개에서 처음공개함
(2024 6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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