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秋2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 칼릴 지브란

눈내리는 새벽 2007. 11. 1. 21:04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 칼릴 지브란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싫어하는 모든 걸 사랑하라고

        또한 다른 이들이 헐뜯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고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까지도 고귀하게 만든다는 걸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는 사랑이 가까이에 피어난 두 꽃 사이의

        거미줄과 같았네.

        그러나 이제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는 후광(後光)

        지금까지 있어온 모든 것을 감싸고

        앞으로 있을 모든 것을 에워싼 채

        영원히 빛날 후광과도 같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형태와 색채 뒤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보라고
              또한 추해보이는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일 때까지 잘 살펴 보라고.
              내 영혼이 이렇게 충고하기 전에는
              아름다움을 연기 기둥 사이에서 흔들리는
              횃불과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연기는 사라져 없어지고
              불타고 있는 모습만을 볼 뿐이라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혀끝도  목청도 아닌 곳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그 날 이전에는 나의 귀가 둔하여
              크고 우렁찬 소리밖에는 듣지 못했네.
              그러나 이제 침묵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으니
              시간과 우주를 찬송하며
              영원의 비밀을 드러내는  
              침묵의 합창을 듣는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말했네   

              잔에 따를 수도 없고 손에 들 수도
              입술로 느낄 수도 없는 포도주로
              나의 갈증을 풀라고.
              그 날까지 나의 갈증은 샘에서 솟아난 한 모금으로도
              쉬이 꺼지는 잿불 속의 희미한 불씨였네.
              허나 이제 나의 강한 동경(憧憬)은
              하나의 잔이 되었고
              사랑이 나의 포도주로 그리고 외로움은
              나의 즐거움으로 변하였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보라고.

                  우리가 매달려 온 것은 우리가 갈망하는 것들이었음을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 나는, 겨울에는 따스함으로

                  여름에는 서늘한 미풍으로 만족했으나

                  이제 내 손가락들이 안개처럼 되어

                  붙잡았던 모든 것들을 떨어뜨려

                  보이지 않는 나의 갈망들을

                  뒤섞어버리려 하네

             
                      내 영혼이 나를 초대했네
                       
                      뿌리도 줄기도 꽃도 없는
                      보이지 않는 나무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예전에 나는 정원에서 향기를 찾았었고
                      향긋한 풀잎이 담긴 항아리와
                      향기로운 그릇에서 그걸 찾았었네.
                      그러나 이제 타버리지 않는 향기만을 느낄 수 있네.
                      지구의 모든 정원과 우주의 모든 바람보다도
                      더욱 향기로운 공기를 숨쉬고 있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미지의 것이 나를 부를 때

                                               "나는 따르겠다." 대답하라고

                                                지금까지는 시장에서 외치는 목소리에만 대답해왔고 

                                                잘 닦여진 길로만 다녔었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깨달음을 한 마리 말로 삼아

                                                미지의 것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또한 길은 그 험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놓인사닥다리가 되었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시간을 헤아리라고 훈계했네

                       

                                   "어제가 있었고, 또 내일이 있을 것이다." 말하면서
                                   그 때까지 나는과거란  단지 잃어버린 채
                                       잊혀질 시대라고 생각했었고
                                       미래란..내가 얻을 수 없는 시대라고 여겨왔었네.
                                       이제는 이 것을 배웠다네.
                                       덧 없는 현실 속에서도 모든 시간이란
                                       시간 속에 있는 모든 것과 더불어
                                       언젠가는 얻어지는 것이며
                                       마침내는 실현 되리라는 것을. 
                           
                           

                       



                                             내 영혼이 나에게 말하였네

                       

                                              "여기에, 저기에, 또 너머에."라는 단어들에 의해                    

                                               나의 자리가 한정될 수 없다는 것을.

                                               지금까지 나는 언덕 위에 서 있었고                       

                                               다른 모든 언덕들이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제야 비로소 내가 서 있는 언덕이                       

                                               실로 모든 언덕이기도 하다는 것과                       

                                               내려가는 이 골짜기도                       

                                               모든 골짜기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네. 

                       

                        



                      내 영혼이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자고 있을 때 깨어서 보고 그들이 깨어 있을 때 베개를 찾아 나서라고. 내 생애 동안 나는 그들의 꿈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들 역시 내게 그러했었네 그러나 이제, 낮에는 내 꿈 속을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자는 밤에는 그들이 자유로움을 보며 그들의 자유를 함께 누리게 되었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지나친 칭찬에 우쭐해 하지도 말고 비난받았다고 괴로워하지도 말라고. 예전에는 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의심했었지만 이제 이것을 배웠다네. 나무는 칭찬이나 두려움, 부끄러움이 없이도 봄이면 꽃 피고 여름에 열매 맺고 가을에는 잎을 떨구고 겨울에는 홀로 앙상해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