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TANJALI
기탄잘리 [신(神)에게 바치는 송가(頌歌)]-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Rabindra nath Tagore) 평역 : 푸른글 4341. 10. 19
The Gitanjali or 'song offerings' by Rabindranath Tagore(1861--1941),
Nobel prize for literature 1913,
with an introduction by William B. Yeats (1865--1939),
Nobel prize for literature 1923. First published in 1913.
'신에게 바치는 노래'인 기탄잘리는 1913년 처음 출판되었으며
이 작품으로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노벨 문학상(1913년)을 수상했다.
이 책에는 '환상'이라는 작품으로 192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아일랜드 의 시인 W.B 예이츠의 서문이 실려있다.
who turn the pages with indolent hands
that they may sigh over a life without meaning,
which is yet all they can know of life,
or be carried by students at the university to be laid aside
when the work of life begins, but, as the generations pass,
travellers will hum them on the highway and men rowing upon the rivers.
이 시의 구절들은 한가한 손길로 심심풀이로 책장을 넘기며
아직 자신들이 온전히 잘 알지 못하는 인생의 덧없음에 대해
한숨짓는 숙녀들의 책상 위에 놓여있는
예쁘게 인쇄되고 장정된 책들 사이에 끼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대학생들에게는
한쪽 구석으로 젖혀져 먼지만 쌓이는 책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연륜이 깊어지면 여행자들은 길 위에서,
사람들은 노를 저으며 강 위에서 이 시들을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 W. B 예이츠의 서문 중에서
96
When I go from hence let this be my parting word,
that what I have seen is unsurpassable.
"내가 보았던 것들은 모두 비할 바 없는 탁월한 것이었네"
부디 이 말이 여기 이 세상을 떠나는 저의 작별인사가 되게 하소서.
I have tasted of the hidden honey of this lotus
that expands on the ocean of light, and thus am I blessed
--let this be my parting word.
"빛의 바다 위에 펼쳐져 있는
황홀경에 들게 하는 이 연꽃의 숨겨진 꿀을 맛보았으니
나는 얼마나 축복 받은 존재인가."
부디 이 말이 저의 작별인사가 되게 하소서.
In this playhouse of infinite forms I have had my play
and here have I caught sight of him that is formless.
저는 무수한 형상들의 유희장인 이 세상 속에서
제가 맡은 배역을 수행해 왔고,
이 세상에 제가 붙잡은 형상 없는 그 분의 모습을 펼쳐왔나이다.
My whole body and my limbs have thrilled with his touch
who is beyond touch; and if the end comes here,
let it come --let this be my parting word.
"접촉의 경지를 넘어선 존재인 님과의 접촉이
지금 저의 온 몸과 손발을 떨리게 하고 있사옵니다,
만일 지금이 저의 마지막 순간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되게 하소서."
부디 이 말이 저의 작별인사가 되게 하소서.
97
When my play was with thee
I never questioned who thou wert.
I knew nor shyness nor fear, my life was boisterous.
저는 늘 님과 더불어 유희했으면서도
한번도 님께서 누구이셨는지를 묻지 않았습니다.
저는 수줍음도 두려움도 알지 못했고,
제 삶은 떠들썩하고 거칠었습니다.
In the early morning thou wouldst call me from my sleep
like my own comrade and lead me running from glade to glade.
이른 아침이면 님께서는 마치 제 동무인 것처럼 절 부르시며
저를 잠으로부터 깨우셨고,
저를 이끌어 이 숲에서 저 숲의 빈터로 달리게 했습니다.
On those days I never cared to know the meaning of songs thou sangest to me.
Only my voice took up the tunes,
and my heart danced in their cadence.
그런 지나간 날들에 저는 단 한번도 님께서 저를 위해 부르신
그 노래의 의미를 알고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오직 목소리로만 그 가락을 취하여
마음으로 그 리듬에 맞춰 춤추었을 뿐이었습니다.
Now, when the playtime is over,
what is this sudden sight that is come upon me?
The world with eyes bent upon thy feet stands in awe with all its silent stars.
유희의 시간이 다 지나간 지금
제 눈앞에 닥친 이 놀라운 광경은 무엇입니까?
이 세상은 그 눈을 침묵하는 모든 별들과 더불어 경외감 속에 서 계시는 님의 발 위를 향하고 있나이다.
98
I will deck thee with trophies, garlands of my defeat.
It is never in my power to escape unconquered.
정복되지 않고서 도망치는 것은 결코 제 손에 달린 것은 아니기에,
저는 제 패배의 기념으로 님을 저의 화관들로 꾸미려 하나이다.
I surely know my pride will go to the wall,
my life will burst its bonds in exceeding pain,
and my empty heart will sob out in music like a hollow reed,
and the stone will melt in tears.
저는 제 자존심이 막다른 벽에 부딪치 게 되리라는 것도,
제 삶은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만 폭발하여
그 자신의 굴레들을 벗어 던질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나이다.
그리고 그런 다음에야 텅 빈 제 마음이 속이 텅 빈 갈대피리처럼
음악에 맞춰 흐느껴 울게 되리라는 것도,
눈물들 속에서라야 돌이 녹게 되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나이다.
I surely know the hundred petals of a lotus will not remain closed for ever and the secret recess of its honey will be bared.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100개 달하는 연꽃의 꽃잎들이
영원히 꽃잎을 열지 않은 채 남아 있을 수는 없으리라는 것도,
그리하여 감추어져 있던 남모르는 연꽃의 꿀이
마침내 드러나게 되리라는 것도 저는 잘 알고 있나이다.
From the blue sky an eye shall gaze upon me
and summon me in silence.
Nothing will be left for me, nothing whatever, and utter death shall I receive at thy feet.
때가 되면 푸른 하늘에서 눈 하나가 저를 굽어보다가
조용히 저를 부를 것입니다.
그러면 저를 위한 것은 그 무엇 하나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며,
저는 님의 발 아래에서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99
When I give up the helm
I know that the time has come for thee to take it.
What there is to do will be instantly done.
Vain is this struggle.
제가 방향키[主導權]를 포기할 때
님께서 키를 잡는 당신의 그 시간이 온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그런 상태에서 해야할 일은 즉시 이루어 질 것입니다.
헛된 것이 (제가 키를 쥐고자하는) 이 투쟁입니다.
Then take away your hands
and silently put up with your defeat, my heart, and think it your good fortune to sit perfectly still
where you are placed.
그러니 이번에는 너의 손을 치워라.
조용히 자신의 패배를 참고 견뎌라. 내 마음이여. 그리고 그대가 자리한 그곳에 조용히 그대로 온전하게 앉아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겨라.
These my lamps are blown out at every little puff of wind,
and trying to light them I forget all else again and again.
(님을 위해 불을 밝힌) 이런 나의 등잔들은 약한 바람만 불어도 매번 꺼져버리는 것들,
나는 그것들에 불을 붙이려 애를 쓰다가
그 외에 모든 것들을 망각하고 또 망각하였네.
But I shall be wise this time and wait in the dark, spreading my mat on the floor;
and whenever it is thy pleasure, my lord, come silently and take thy seat here.
하지만 나 이번만은 지혜로워지리라.
마루 위에 내 자리를 펴놓고 어둠 속에서 기다리리라.
그러하오니 저의 주님이시여
그 어느 때이든 당신의 마음이 내키실 때 조용히 오셔서 여기 제가 마련한 님의 자리에 앉으소서.
100
I dive down into the depth of the ocean of forms, hoping to gain the perfect pearl of the formless.
저는 '형상들의 대양(物質界)', 그 대양의 심연 속으로 뛰어들어
'형상 없는 완전한 진주(解脫)'를 얻고자 하나이다.
No more sailing from harbour to harbour with this my weather - beaten boat.
The days are long passed
when my sport was to be tossed on waves.
저는 이제 더 이상 제 마음의 날씨에 휘둘려 망신창이가 된 배를 타고
이 항구에서 저 항구로 항해하는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유희[삶]가 파도에 떠밀려 다니던 그런 날들은 오래 전에 지났나이다.
And now I am eager to die into the deathless.
이제 저는 불멸 속으로 뛰어들기를 간절히 열망하고 있나이다.
Into the audience hall by the fathom-less abyss
where swells up the music of toneless strings
I shall take this harp of my life.
저는 음[音]이 없는 현들의 음악이 울려 퍼지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공간 옆에 자리한 공연장 속으로
저의 것인 이 삶의 거문고(竪琴)를 가져가려고 합니다.
I shall tune it to the notes of forever, and when it has sobbed out its last utterance, lay down my silent harp at the feet of the silent.
저는 영원의 선율로 그 거문고를 조율하여 탈 것입니다.
그리고 흐느끼는 거문고의 마지막 읊조림이 다하면
침묵의 발 밑에 조용해진 저의 거문고를 내려놓을 것입니다.
101
Ever in my life have I sought thee with my songs.
It was they who led me from door to door, and with them have I felt about me, searching and touching my world.
저는 제 노래들과 더불어 늘 저의 삶 속에서 당신을 찾아왔습니다.
이 문에서 저 문으로 저를 이끈 것이
그 노래들이었으며
노래와 더불어 저는 제 자신에 대해 느꼈고, 저의 세계를 찾아 만졌습니다.
It was my songs that taught me all the lessons I ever learnt;
they showed me secret paths,
they brought before my sight many a star on the horizon of my heart.
제가 지금까지 배운 모든 교훈들을
제게 가르친 것도 바로 저의 노래들이었습니다.
노래는 저에게 남모르는 길들을 보여주었고 제 마음의 지평선 위에 하나 하나의 수많은 별들이
제 시야에 들어오도록 가져다 주었습니다.
They guided me all the day long
to the mysteries of the country of pleasure and pain,
and, at last, to what palace gate have the brought me
in the evening at the end of my journey?
저의 노래들은 길고 긴 모든 날 동안
기쁨과 고통의 나라, 신비의 나라를 향해 절 이끌어 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 여행이 끝날 무렵이 된 어느 날 저녁,
어느 왕궁의 대문 앞에 저를 데려다 놓은 것입니다.
102
I boasted among men that I had known you.
They see your pictures in all works of mine.
They come and ask me, 'Who is he?'
I know not how to answer them.
I say, 'Indeed, I cannot tell.'
They blame me and they go away in scorn.
And you sit there smiling.
저는 사람들에게 당신께서 저를 잘 아신다고 자랑해왔습니다.
사람들은 저의 모든 작품들 속에서 당신의 초상(肖像)들을 봅니다.
사람들은 제게로 와서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그 님은 누구입니까?"
저는 그런 그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모릅니다.
저는 다만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실은, 저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절 책망하다가 비웃으며 가버립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시며 그 자리에 앉아 계십니다.
I put my tales of you into lasting songs.
The secret gushes out from my heart.
They come and ask me, 'Tell me all your meanings.'
I know not how to answer them.
I say, 'Ah, who knows what they mean!'
They smile and go away in utter scorn.
And you sit there smiling.
저는 당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 기나긴 노래들 속에 담아 넣었습니다.
제 마음으로부터 비밀이 세차게 솟구쳐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게로 와서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이 부른 이 노래들의 뜻을 나에게 전부 말해 줄 수 있소?"
저는 그런 그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모릅니다.
저는 다만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오, 그 노래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 누가 알겠습니까?"
그러면 사람들은 웃다가 몹시 저를 비웃으며 가버립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시며 그 자리에 앉아 계십니다.
103
In one salutation to thee, my God,
let all my senses spread out and touch this world at thy feet.
저의 하느님, 당신께 올리는 이 하나의 찬가(讚歌)로 인해 저의 모든 감각들이 두루 펼쳐지게 하시고 당신의 발에 맞추어 이 세상을 어루만지게 하옵소서.
Like a rain-cloud of July hung low
with its burden of unshed showers
let all my mind bend down at thy door in one salutation to thee.
아직 뿌리지 못한 그 자신의 소나기를 짊어진 채 낮게 드리워져있는 7월의 비구름같이당신께 올리는 이 하나의 찬가로 인해 저의 모든 마음이 당신의 문을 향해 엎드려 절하게 하옵소서.
Let all my songs gather together
their diverse strains into a single current and flow to a sea of silence in one salutation to thee.
부디 저의 모든 노래들을 함께 모이게 하시고 제각기 다른 그 선율들이 하나의 흐름에 되게 하시어
그 노래들이 당신께 올리는 이 하나의 찬가(讚歌) 속에서
침묵의 바다로 흘러가게 하소서.
Like a flock of homesick cranes
flying night and day back to their mountain nests
let all my life take its voyage to its eternal home
in one salutation to thee.
고향이 그리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 속 자신들의 둥지를 찾아 날아서 돌아가는 학의 무리처럼,
당신께 올리는 이 하나의 찬가(讚歌)로 인해
부디 저의 모든 삶이 그 자신의 영원한 고향을 향해
자신의 진로를 잡아 항해하도록 해 주옵소서.
The End
푸른글 평역 <기탄잘리>
2006년 10월 28일 시작
2008년 10월 19일 모두 마침.
영어원문 출처사이트
The Project Gutenberg EBook of Gitanjali
Originally scanned at sacred-texts.com by John B. Hare.
http://www.gutenberg.org/etext/71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