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어깨동무인 너는 누구니
나를 안다면
너가 보이겠지만
누구인지를 나도 모르니
너무도 많은 세월을
나 아닌 것에 끌려 다니다가
주인공인 본체를 버리고 산 일뿐
천방지축 하느라 분주하였나니
둘 다 모르는 거였지
그러니 더불어 나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가짜인 너의 환영들과
본래 나 와의 관계성은 어찌 짐작이나 하랴
평생 오리무중인 생각들 끼고서
휘젓으며 철 없이 살다가
일생에 진실한 나를 만나보지도 못한채
헛고생하며 괴로워 눈물만 쏟지만
어이 눈물은 바다 만큼이고
쉬어지지 않는 통증만이던가
마음 호수에 산그림자 드리운 근심
스스로 자학하던 어리석음 두고서
고귀한 숨결을 놓치는지
뉘 안다고 답하랴
실제로 너는 내가 아니지 않니
더는 머뭇거리지 아니 할 테야 라고
외치며 너를 떼어놓으려 하였지만
그리 쉽게 떠나 보내지도 아니하였지
수시로 다가서는 허상 수십개 그림자가
사건마다 다르게 비추어 왔듯이
그 중 너를 딱히 하나를 집어서
너라고 인정한 적도 없듯이
너는 나를 모르고 난 너를 모른채
마치 한몸이 된듯
착각 속에 평생을 같이 하지만
한번도 너와 나는 한 몸이 된적도 없지만
전혀 눈치채려 하지도 않으려 한 거야
하지만 이에
확연히 자신을 보았을 누가 있어
네게 설명하겠는가
얼핏 비치는 내 안의 참나를 외면하면서
일생을 어떠한 귀한 존재인가는 모른채로
평생 가짜의 옷에 호강을 시키지만
나, 누구인지도
또한 그림자도 모르니
그림자가 나인 줄로 알고
추종하다가 가는 줄 모르면서
나를 도무지 모르는데
어떤 지혜를 안다고 하랴
스스로를 비추어 보지 못하고
어이 자기를 모르고
환영인 제 그림자를 보랴
전 생애를 다하도록
그림자가 주인이 되어서
너를 마음 껏 가지고 놀아도 모르는데
네가 허상에 꽉 차 있어도
안이비설신도 네 참이 아닌 걸 모르는데
무감각이란
죽은 것과 무엇이 다르랴
무엇을 들려주면 네 귀에 들리랴
손에 쥐어주면 무감각이 살아나랴
한번 깨어나어 보려한 잠꼬대로
이 세상 출현하길 고대 한 줄을
어느 누가 짐작이나 하랴
모든 틀 벗어나게 할
평등이
동심의 빛 아닌가...
그릇된 관념을 벗겨 줄
자기 부정이
참 부요요 지혜라는 걸
어이 모른 걸가
나의 정체가 너가 아닌 걸
알아 보려는 路程에 서서
얼마나 더 긴 우주의 여행이어야 할가
여행자 / 신문순
[출처] 나는너에게무엇이니|작성자 ㅇ